작성일 : 15-02-01 12:21
아스라한 그날 들..어젯 일 같은 그날 들..
 글쓴이 : …
조회 : 805  



    아스라한 그날 들..어젯 일 같은 그날 들..

    자취생활하며 신문 배달하며 가정교사로 떠돌다가
    드디어 서울로 올라와 태능이 어디멘지 헤메든 그 날

    시험에 붙어서 우쭐하던 기분도 잠시
    기초군사훈련 조교들의 호통소리..
    그 호통 소리에 새벽 선착 순에 정신없이 뛰어 다녔다.
    "우리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고
    아침 저녁으로 외쳐 대면서 조국을 지키는 간성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었다

    그렇게 해서 흐른 4년의 세월..
    드디어 육군 소위 계급장을 달고 어깨에 따블빽을 울러매고
    병과가 병과 인지라 나 혼자 달랑 찾아서 찾아서 한 밤 중에 도착한
    어느 이름 모를 전방 지역 토조 막사..
    사위는 깜깜하고 부엉이 소리 밤새 귓전을 울리더라.

    주번사관이며 야간훈련이며 주야가 바뀌는 줄도 모른채
    하루 하루를 그렇게 정신없이 보내던 어느 날..
    잔잔한 미소로 인사하던 한 여자를 만나 장가를 들었다



    가난한 나라의 초급장교..
    사과 궤짝 하나, 자꾸달린 비니루 옷장 하나..
    그렇게 전방 마을 어느 초가집.. 굴뚝같은 뒤켠 방에 신혼 살림을 차렸다.

    뒤늦게 13평 짜리 국민주택 아파트 하나 장만하고 아이들 키우고,
    그 아이 대학입시며 취직이며..멀리서 애태우며 지켜보던 나날 들..
    승진에 영향 미칠라 갑질하는 상관들 눈치보면서 창자 뒤틀리던 그날 들..

    잠시 서울 인근 근무하면서 아파트 평수 널려 보자고
    물색없이 주식에 달려들어 한 몫 잡았다가 다시 꼬라박은 일이며
    늙으신 부모 모시는 일로 집안 꼬이든 일이며
    어느 날 명퇴하고 먼 산으로 둘레 길로 정처없이 헤매던 그날 들..

    50 여년! 아니 반 세기를 훌쩍 넘은 세월! 하고 다시 한 번 돌아 보면
    가슴이 찡하고 명치 끝이 찌릿해 오고..
    으스럼 저녁 길의 싸늘한 소주 한 잔에
    아스라이 곰삭은 인생 냄새..온 몸에 베인 그 냄새를 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