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0-02 21:22
♤ 돌아가는 길 - 이상철 ♤
 글쓴이 : …
조회 : 534  



    ♤ 돌아가는 길 - 이상철 ♤

    산마루 꺽어 돌며 마을 길 내려보네..
    저런, 수십 년 오솔길 저렇게 짧았던가
    강물처럼 휘어휘어 왔어도 될 길
    왜 말처럼 앞 만 보며 달려 왔던가

    가족들 내 곁에 둘러서 흐느끼네
    그 모습에 발걸음 무거워질까나
    황급히 길 나섰소
    바람처럼 구름처럼 가고 있으니 눈물을 거둬요
    얘들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쁨이었다

    쌓여있던 일거리와 술자리 그대로 두고
    이렇게 훌훌 떠나도 되려나
    여보게들, 나 먼저 길 나섰네
    이젠 누구도 나와 잔을 나눌 수 없다네

    함께 걸어왔던 내 사람들
    고마움과 그리움
    새벽 햇살에 담아 보냈소

    내 존재
    내 삶
    무엇이었던가

    해답 없이
    물음표만 안고 가요

    커피처럼 구수했던 신문의 잉크 냄새
    아, 식구들과 함께 놀던 저 바닷가
    저 뜰에서 엄마랑 바라 본 해바라기는
    너무나 눈부셨어

    모두가 아름다웠어
    모든 것이 행복이었어
    미움과 다툼, 분노조차 사랑이었어
    길 떠난 이 어이 이 말 전할까
    바람에 실어 보낼까, 꿈 속에서 들려줄까

    산마루 돌어서니 어둠이요 허공이네
    머리는 물처람 맑고 몸은 풍선처럼 가벼우이
    나 이젠 어느 곳도 갈 수 있어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품을 수 있어

    난 이젠 하늘이야, 하늘을 가는 구름이야
    끝없이 흘러가는 바람이야
    모두들 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