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22 19:13
오해
 글쓴이 : …
조회 : 604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론 너무나 사소한 오해로 말미암아
상대방과 평생 원수로 지내는 일도 있고,
때론 상대방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듯 싶습니다.
한번 만 물러서서 생각하면
그런 오해와 갈등은 해소될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나는 그런 일이 없었던가..잠시 묵상에 잠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