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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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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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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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이대로 있을래
새해 새날이 밝았다.
묵은해를 보내고 이제 새로운 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단다. 묵은해를 보내기 위해서, 지난해에 있었던 일을 어떻게 하던지 잊어버리고 싶어서, 십이월 한 달을 그렇게도 술에 절어서 지냈나 보다.
오늘 뜬 태양이 어제 본 태양하고 다른 것이 없건만 사람들은 마치 태초의 태양을 맞이하는 양 호들갑을 떨면서 새해라고 한다. 태양이 어제 사라졌다 오늘 새로 생긴 것도 아닌데 말이다. 태양은 항상 거기에 있고 우리가 삶을 살고 있는 이 지구가 그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인간이 깨우친 것도 벌써 수 백년이 지났건만, 그것은 학생들의 시험지 위에서 만의 진리일 뿐 우리는 아직까지 천동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맘 때 쯤 이면 곤혹스러운 착각을 일으키곤 한다.
하기야 우리들은 나를 중심으로, 금을 긋고 판단하며 그게 절대적인 진리인 양 외쳐대며 살아가는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으니 최소한 체감하는 생활 속에서만큼은 그 같은 반전이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와 너, 왼쪽 오른 쪽, 위와 아래. 알게 모르게 우리는 나를 중심으로 모든 사고의 기초를 삼고 있는 것을, 누구인들 부정할 수 있겠는가? 어제, 오늘, 하제.
인류문명이 있던 곳에는 어쨌거나 해와 달을 보며 시간을 정하려고 노력했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고 한다. 벌써 수 천년 전에 정한 일년의 길이가 컴퓨터시대인 오늘날과 별로 틀리지 않았다니 놀랍고 존경할 만 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래서 어쩌자는 말인지 나는 모르겠다. 불과 한 철을 나무 그늘에서 노래 부르기 위해 수 년 동안 땅속에서 세월을 보내는 매미는 시간을 재어서 땅 밖으로 나오는 것은 아닐 터이고, 여름 무더운 날 하루도 안 되는 시간을 보내고 사라져 가는 하루살이는 죽을 때 언제 태어나 언제 죽었다고 비명(碑銘)을 세울 것도 아니고 '아 나는 너무도 짧은 삶을 살았어' 한탄할 것도 아닌데, 그들에게 새날은 무엇이며 더더구나 새해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 나는 이대로 있을래- 야무진 꿈을 꾸어 보지만 모든게 장난이란 걸 잘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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