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8-07 15:13
어떤 미소
 글쓴이 : …
조회 : 551  
    나는 언제부터 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웃음을 잃은채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다.
    신문을 봐도 거리를 나서 봐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어
    우울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기 일수다.

    그래서인지 나는 요즘 또 어디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신문이나 티브이에서 은퇴 이민 현지 체험 기사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면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그곳으로 자꾸 눈길이 간다.

    그래도 오늘은 아침부터 부슬비가 내리니 한결 누그러진 기분이다.
    옆에서 기분을 죽치고 있던 마누라도 오늘 아침에는
    나의 이런 기분을 알아 차렸는지 아침 부터 설레발을 친다.

    "여보, 오늘 우리 기분도 그런데 외식이나 합시다..
    비도 오고 하니, 해물 샤브샤브 잘하는 저기 ○○에 가서
    야채 듬뿍 넣어 각종 해물과 함께 우려낸..당신 좋아하는 뜨거운 국물....
    "어어 알았어..알만하니 설명 그만하고 이따 시간 맞춰서 나가지.."

    나의 얼굴에서 나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번진다.

    제법 굵어지는 빗줄기..
    아무 생각 없이 베란다 너머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누라가 때 맞추어 소주 한 병과 안주 한 접시를 말없이 가져온다.
    나도 말 없이 뚜껑을 따고 잔에 부어 쉬엄 쉬엄 마신다.
    이곳에 온 후로 이상하게 서로 말이 줄어들고 눈치로 때려잡는데
    타이밍이 기가 막힌다.
    아마 단순한 생활 속에서 터득한 이심 전심의 경지인 모양이다.

    어느듯 정오가 가까이 다가오는데도 마누라의 채근하는 기색이 없다.
    늙은 마누라의 매마른 가슴에도 단비가 내리는가 보다.
    나의 얼굴에서 알게 모르게 다시 한 번 엷은 미소가 번진다.
    갑자기 며칠 전에 읽은 글귀 한 구절이 생각난다..

    "..실없이 웃는 자가 아니라
    내가 사회를 밝게 해야 되겠다는 사명감의 미소는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 이제부터 밝게 웃자.
    미소는 인생을 넉넉하게 사는 보증수표라고 했다.

    오늘부터 웃자!
    가벼운 미소만이라도
    이렇게 나의 주변이 밝아오는 것을.....

    <어느 비오는 날의 일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