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09 16:04
눈 내리던 겨울밤 그리운 추억
 글쓴이 : …
조회 : 656  











      "눈 내리던 겨울밤 그리운 추억"



      - 글 / 생활시인 한상진 -


      새벽 잠 깨어나
      찢어진 문구멍 밖을 내다보면
      하얀눈 수북히 쌓이고
      마루까지 흩 날리던 함박눈

      앞뜰 화단의 전나무 향나무
      하얀 눈꽃 아름답고
      닭장의 장닭 홰 치며 "꼬끼오" 우는 소리
      하루 새벽이 열리며
      뒷 뜰 탱자나무 울타리
      참새떼 지저귀는 소리 새벽 잠 깨었지

      떨어진 털 장갑 끼고
      대빗자루 챙겨 넓은 마당 눈 치우고
      싸릿문 밖 골목 눈길 낼때면
      새벽 "큰시암" 물 긷던 아주머니
      "착하다" 칭찬 하시던 기억 그립구나

      눈 내리는 겨울밤
      구둘장 뜨끈 뜨끈하게
      아궁이 깊숙히 군불 지피고
      큰 이불 하나로 온식구 함께 지새던 밤

      흰머리 할머니 화룻 불 곁에서
      작은 담뱃대 입에 무시고
      살림 걱정 하시는데
      희미한 호롱불 흔들리던 차거운 겨울밤

      화루 깊숙히 묻어 둔 고구마 꺼내어
      씨꺼먼 껍질 벗겨 노란 속깡
      내 입에 넣어 주시며
      옛날 얘기 들려 주셨던 할머니
      "소금장수" "백년 묶은 여우" 얘기랑
      무서워 이불 뒤짚어 썼던 기억들

      어쩌다 무서운 꿈 얘기
      나도 몰래 실례(?) 했다가
      이웃집 소금 받아 오라 혼줄났던 기억
      울묵엔 꼭 요강 단지 있어야 잠 들고

      호롱불 내려 놓고
      배 깔고 숙제하다 머리깔 태우고
      아침 일어나면 동생들 내 얼굴 바라보며
      새까만 콧구멍 낄낄대며 놀려댔지

      이제와 이순 넘어 생각하니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
      삼대가 함께 살던 그 때의 흥부 가족
      먹을게 없어 고생은 했어도
      아름다운 가족의 정을 물씬 느꼈던 시절
      인정의 풍요로움 그리웁구나.

      "눈 내리던 겨울밤 그리운 추억"


      ( 2005. 1. 10.)
      - 눈 없는 겨울밤 두 내외 밤 지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