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9-22 11:39
살며 생각하며..어떤 미소
 글쓴이 : …
조회 : 610  

    나는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웃음을 잃은채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다.
    신문을 봐도, 거리를 나서봐도, 지하철을 타 봐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어,
    "세상 돌아가는 꼴이란, 쯧쯧.." 하고 혀를 차면서
    우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그래서인지 나는 요즘 또,어디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신문이나 티브이에서 은퇴 이민 현지 체험 기사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면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그곳으로 자꾸 눈길이 간다.

    그래도 오늘은 아침부터 부슬비가 내리니 한결 누그러진 기분이다.
    옆에서 기분을 죽치고 있던 마누라도 오늘 아침에는
    나의 이런 기분을 알아 차렸는지 아침 부터 설레발을 친다.

    "여보, 오늘 우리 기분도 그런데 외식이나 합시다..
    비도 오고 하니, 해물 샤브샤브 잘하는 저기 ○○에 가서
    야채 듬뿍 넣어 각종 해물과 함께 우려낸..당신 좋아하는 뜨거운 국물....
    "어어 알았어..알만하니 설명 그만하고 이따 시간 맞춰서 가지.."

    나의 얼굴에서 나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번진다.

    제법 굵어지는 빗줄기..
    아무 생각 없이 베란다 너머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누라가 때 맞추어 소주 한 병과 안주 한 접시를 말없이 가져온다.
    나도 말 없이 뚜껑을 따고 잔에 부어 쉬엄 쉬엄 마신다.
    이곳에 온 후로 이상하게 서로 말이 줄어들고 눈치로 때려잡는데
    타이밍이 기가 막힌다.
    아마 단순한 생활 속에서 터득한 이심전심의 경지인 모양이다.

    어느듯 정오가 가까이 다가오는데도 마누라의 채근하는 기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