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2-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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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노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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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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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잠시 잊고 지내다가
문득 문득 노년을 보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머리카락은 거의 백발이 되어가고 있고
몸 또한 순발력이 예전같지 않아 생각처럼 쉽게 움직여 지지 않고
영원히 함께 있을 것 같던 아이들은 하나 둘 우리들의 품을 떠나간지 이미 오래되었다.
백년을 함께 살자고 맹서했던 아내와 나는 어쩔 수 없이 늙어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노년을 보내고 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찾아온 현재의 일상에 대해서 무슨 신세타령이나 하려고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게 찾아온 황혼이 너무나 소중해서
어떻게 하면 노년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10년 이상 전 부터 살고 있는 이 아파트 단지 내에는
800 여 세대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나는 매일 같이 아파트 단지 내를 몇 바퀴 돌다가 뒷산으로 올라가는데,
그러노라면 언제나 여러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 중에 어떤 한 사람은 중풍 후유증으로 인해 지팡이에 의지한채
마치 막 돐 지난 어린 아기처럼 힘겹게 한 발짝 씩 내딛으면서
걷는 연습을 하고 있는 내 나이 또래의 사람을 보기도 하고,
매 월 반상회에 빠지지 않고 나오던 사람이 어느 날 부터 보이지 않아
그 안주인에게 물어보면 몸이 불편해서 집 안에서 쉬면서 지내고 있다고
어두운 얼굴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도 있다.
나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여러가지 질병에 시달리면서
노년의 삶을 힘들게 보내고 있는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의외로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니 현재 우리 나이 또래의 사람이 특별한 질병없이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스스로 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라는 말을
새삼 말하지 않더라도 건강은 노년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데에 있어서
우선적인 요건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으면 한다.
나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치는 이웃들로 부터
"어르신 얼굴이 참 좋아 보이세요!"
라는 말을 들으면 참 기분이 좋고 축복의 말로 들리기도 한다.
나는 기회에 이런 말도 하고 싶다.
자식들 에게는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한 때 자식에게서 받은 상처로 여러 날을 밤 잠을 설친 적이 있다.
자식에게서 받은 상처나 배신감은 쉽게 치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자식들에게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싶다.
부모를 만족시켜 주는 자식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
기대가 큰 자식일수록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자식들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자식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따로 있다.
도를 넘지 않는 적당한 관심과 적당한 기대가
우리의 노년을 평안과 행복의 길로 인도할 것으로 믿는다.
부부는 나이가 들수록 부부가 함께 할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노후엔 자식의 중심에서 부부의 중심으로 바뀐다는 것을 인식하고
부부 만의 시간을 갖는 법에 대하여 익숙해야 할 것이다.
우스게 소리로 나이 70대가 되면 같은 집에 살아도
전날 밤에 마누라가 어느 방에서 잤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하고
관심을 받은 만큼 돌려주려는 마음도 커지게 된다.
우선 마누라의 건강을 먼저 보살펴야 할 것이다.
아픈 곳을 챙겨주는 만큼 고마운 것은 없을 것이다.
마누라가 아플 때 일수록 가장 가까이에서 자리를 지켜주고
건강에 관심을 가져주어야 하고 그렇게 한다면
그 마음이 전해져서 그 이상의 관심과 애정을 받을 것이다.
나는 젊을 때는 몰랐던 소중한 것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가족이 소중해지고 친구가 소중해지며, 이웃이 소중해 지고
건강이 소중해 지고 취미가 소중해 지고,
심지어 전에는 하찮게 여겨오던 물건 까지
이제는 다시 보여지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이제사 뒤늦게 생각해 보니 소중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따라서 자신과 관련된 이런 모든 대상이 비록 사소한 것 일지라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소중하게 대한다면 노년의 삶은 더욱 따뜻하고
풍요로워 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많은 시련을 통해 비로소 세상 이치를 얼마큼 깨닫게 되니
'새한연후 지송백'(歲寒然後 知松柏:'계절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알수 있다') 라고 하는
'공자'의 말씀 뜻을 이제사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아내와 오모가리 같이 곰삭은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이 황혼의 노년이 참으로 따뜻하고 평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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