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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28 11:22

동행

글쓴이 : …

어떤 한 사람이 네팔의 눈 덮인 산길을 걷고 있었다.
살을 에이는 추위에 눈보라까지 심하게 몰아쳐
눈을 뜨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아무리 걸어도 인가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멀리서 여행자 한 사람이 다가왔고
둘은 자연스럽게 동행이 됐다.

동행이 생겨 든든하긴 했지만
말 한마디 하는 에너지라도 아끼려고 묵묵히 걸어가는데,
눈길에 웬 노인이 쓰러져 있었다.
그대로 두면 눈에 묻히고 추위에 얼어 죽을 게 분명했다.

그 사람은 동행자에게 제안했다.

"이 사람을 데리고 갑시다. 조금만 도와줘요."

하지만 동행자는 이런 악천후엔 내 몸 추스르기도 힘겹다며
혼자서 가 버렸다.
그 사람은 하는 수 없이 노인을 업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몸은 땀범벅이 되었고, 더운 기운에 노인의 얼었던 몸까지 녹아
차츰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 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난로 삼아
춥지 않게 길을 갈 수 있었던 것 이었다.

얼마쯤 가자,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안도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두 사람이 도착한 마을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 하고 그는 인파를 헤치고 들여다 보았다.
사람들이 에워싼 눈 길 모퉁이엔
한 남자가 꽁꽁 언 채 쓰러져 있었다.

그 사람은 시신을 자세히 보고 깜짝 놀랐다.
마을을 코앞에 두고 눈밭에 쓰러져 죽어간 남자는
바로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앞서가던 그 동행자였기 때문이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우리는 가끔 착각할 때가 있다.
혼자 보다 둘이 좋고, 둘 보다 셋이 좋은..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인데..
힘들 때 옆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얼마나 고마운지,
우리는 그것을 모른채 일생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