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9-18 18:45
길을 걸으면서
 글쓴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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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오늘도 길을 걷는다. 말없이 뚜벅 뚜벅 길을 걷는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구름을 본다. 바람이 전해 주는 얘기를 듣는다. 그 얘기에 묻어나는 냄새를 맡는다. 사랑하는 이의 체취가 바람결에 일렁인다. 풀 벌레 소리와 새 소리와 살랑거리는 잎새 소리가 인다. 발에 밟혀 사각거리는 모래와 흙 먼지가 잠에서 깨어난다. 늘 다니던 고갯 길 한 켠에, 올해도 어김없이 피어 있는 코스모스가 나를 반긴다. 산등성이를 스쳐간 뭇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다. 나는 소리 없는 대화로 그 속삭임과 소통한다. 나는 말 없이 말을 한다. 소리 내어 말을 하면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느끼지도 못한다. 그래서 나는 침묵하면서 말하는 법을 배운다. 침묵이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의 모든 대상과 대화할 수 있는 가장 깊은 말이라는 사실을 알아간다. 아득하게 멀리서 바람이 불어 온다. 바람이 전해 주는 얘기를 들으며, 바람에 실려오는 냄새를 맡는다 그 냄새가 내 가슴 속에서 한 형상이 되어 새록 떠오른다. 나는 오늘도 길을 걷는다. 말없이 뚜벅 뚜벅 길을 걷는다.............. <2015년 어느 호젓한 산등성이 길을 걸으면서..>